여기 올라 온지도 벌써 20년이 다가 온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첫직장에 지금까지..
도로도 많이 좋아진거 같다..
근데 그 차없던 시절에 고속버스 타고 시내버스 타고 고향에 다니던
옛시절 보다 부모님 얼굴 보기가 더 힘들어 진거 같다..
4~5번씩 다니던 그 길이 요새는 1~2번으로 바뀌었다.
몇년 전인가 보다
1년에 고작 한번 갔던 그때 인거 같다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구는걸 보니 어머니 맘이 편치 않으셨나 보다
아버지 모시고 낚시 다녀오라는 어머니 말씀에 정신이 바짝 들었다
선뜻 다녀오겠노라는 말은 못했지만 맘으로 통했는가 보다
예전 처럼 아버지 낚시가방과 대로 만든 꾸덕 그리고 먹거리를 챙겨서
주섬주섬 차에 실고 예전에 갔던 다도댐으로 출발하였다.
아직도 아버지는 낚시를 좋아하시는가 보다.
도착하기 전까지 내내 낚시얘기로 지치실줄 모른다..
댐에 도착 짐을 내리고 낚시가방 메고 장소 물색..
드려 낚시가 편한곳에 자리를 펴고 낚시대 장전..
옆눈으로 아버지 거동을 살피니 예전과 같지 않다
내가 2대의 낚시대를 펼 동안 벌써 5대의 낚시대를 장전 하셨던 그
건강하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오늘 보니 가슴이 울먹거리고 세월과 함께 쇠퇴해버린
아버진의 모습을 느낄수가 있었다..
아버지는 앞 꽂이를 꼿는데 10분이나 걸렸고 낚시대 한대 펴는데
10분이나 걸렸다..
채비의 변화도 알수 있었다.
항상 2봉 채비만을 고집하시던 분이 온통 3봉과 5봉의 바늘만이
꾸덕을 채우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눈도 가물가물하시고 챔질 타이밍을 잊어 버리셨단다..
다시 한번 슬픔이 밀려온다..
두대의 채비를 셋팅하고 아버지의 떡밥을 개기 시작한다
신장,곰표,그리고 어분, 지렁이
난 2개의 품질이 다른 밑밥을 제조하여야만 했다.
신장과 곰표만을 섞은 물른 내 떡밥,신장+곰표+어분을 섞은 단단한 강철 떡밥
강철 떡밥을 봉돌에 감싸고 남은 바늘에 지렁이를 끼우고..
이제 머지 않아 아버지와 같이 동행 출조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느꼈다.
우린 몇마리 되지 않았지만 정성스레 담아서 집에 돌아 왔다.
이제 붕어 손질은 내 몫이 되었고 아버지는 피로를 푸는일에 전념했다
얼마전(작년)인가 보다
출근해서 2시간이 지난즈음 광주에 있는 누나에게 전화를 받았다
잘 오지 않던 전화라 궁금하고 두렵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울음을 참는듯한 누나의 목소리에 긴장이 감돈다
참지 못하고 토해내는 목소리에 청천병력과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쓰러지셨고 집으로 모시라는 의사의 말을 들은것이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든다.
10년전 일주일에 한번씩 가끔 고향에 전화를 통해 안부를 묻곤했다.
한주를 거르고 2주만에 전화를 하는데 전화통화가 안된다.
걱정이 앞선다.. 한시간마다 전화를 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한달이 돼서야 알게되었는데 아버지가 일하다가 머리를 다쳐서 수술을 하셨단다
어머니의 권유로 제게는 연락조차 하지 못하게 하셨단다.
어처구니 없는 이 사실에 난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다.
아마 그때의 상처가 아직까지 남아 있었고 술과 담배를 좋아하셨던 원인으로
그리 되신거 같다...
차를 운전하고 광주에 가는 동안 내내 아버지와의 기억이 머릿속을 떠나지 못한다
낚시 다녔던 그 옛추억이 .........
우린 결국 병원을 옮기기로 결정하고 긴급 처방에 들어갔다..
산소호흡기에 힘겨움에 지쳐 흘리시는 피와 땀이 나로 하여금 겉잡을수 없는
회오리속으로 몰고 간다
나는 한사람 한사람 가족들을 살펴 보았다...
여러가지 생각을 해야했고 결정도 해야했다
수술해서 소생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할거냐 말거냐를 결정해 달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는 판단의 기로에 서야만 했다..
우린 결국 수술을 포기하기로 했다..
다행히 아버지는 한번의 고비를 넘기셨고 우린 다시 새로운 삶을 위해
다시 태어 났다..
이제 언제 아버지와 같이 낚시를 다닐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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