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이른 새벽 딸그락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눈을 떠 봅니다..
엄마가 김밥을 준비하시느라 나무로 만든 도마에 무언가를 열심히 썰고
계십니다... 부시시한 얼굴로 "엄마 뭐해"
"응 너두 일어나 세수해야지 ! "
"오늘 일요일인데 더 잘께요"
"아빠랑 낚시 안갈거면 더 자고"
전 이미 이전부터 낚시에 빠졌었나 봅니다..
어머니는 아버지 낚시를 위해 그리고 아들넘을 위해 그 새벽녁에
김밥을 말고 계셨었던 것입니다.
어린 마음에 들뜬 분위기에 6시쯤 이옷 저옷 챙겨주신 옷을 껴입고
꾸덕을 덥석 끌어 안고 아버지 뒤를 졸졸 따라갑니다..
아마도 그때가 6살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날 아버지는 낚시대회에 참가 하셨고 우리는 2등을 했습니다..
커다란 밥솥이 왜이렇게 예쁜지.. 마음이 콩닥콩닥거려 죽는줄 알았습니다..
전 얼마나 가슴이 조렸는지 모릅니다..
딱 세사람만 알고 있는 비밀이 있었지요.....
아침에 낚시대를 펴고 낚시하시는 아버지는 물고기 한마리도 못잡았습니다
이런터라 전 심심해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쪽 너머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 옆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심부름도 하고 어머니가 싸주신 김밥도 한줄 나눠드렸습니다...
그 어르신 하시는 말씀이
"아가야" " 아빠 따라 낚시 대회 왔니?"
"네" 그리고 입이 뽀로통한 입술로 "한 마리도 잡지 못했어요"
" 우리 똑똑하게 생긴 대장군 신문하나 구해 올려?"
전 그때 까지만 해도 그 어르신이 어떤 뜻으로 신문을 구해 오라고 하셨는지
몰랐지요...
" 아빠 몰래 이것 망태기에 넣고 오렴"
아직까지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르신은 12시 점심시간이 지나자 일어 나셨고 전 그 분의 꾸덕을
버스 타는곳까지 모셔다 드리고 왔습니다..
전 귀속말로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우리 몇등할까?"
"아빠 겨우 두마리 잡았는데 손바닥보다 적어서 등수 안에 못들거야"
전 아버지에게 망태기를 들어 보시라고 했지요..
아버지 놀라서 물에 빠질뻔했습니다..
월척에 가까운 붕어 한넘이 그안에 있었으니까요...
그날 전 그 어르신이 주신 붕어와 밥통을 바꾸고 설레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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