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멋있던 아버지의 모습이 머릿속에 아른거립니다...
노란 티셔츠에 빨간 모자를 쓰시고 찌를 바라보고 아들넘 물에 빠지지 않는지
자꾸 한눈 파시던 모습이.......
그 이후로 아버지와 낚시는 땔래야 땔수 없는 관계였습니다..
지금도 낚시대를 보고 있노라면 찌 끝에 아버지의 옛 모습이 물가에 비치곤 합니다.
언제가..
여름 방학 즈임에..
다도댐에 1박2일 계획을 하고 낚시를 간 기억이 납니다..
텐트는 6인용이었고 코펠, 냄비, 이것저것 음식을 장만하여 출조를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낚시에 대해 가르쳐주셨고 전 징그러운 지렁이도 낄수 있을만큼
초보의 길을 걷고 있었지요..
1박2일 결과 우린 삐꾸 반을 채울 정도로 많은 붕어를 잡았습니다..
지금처럼 블루길도 없었고 피라미도 없었던거 같습니다..
우리는 정신없이 낚시에 열중하였고 2일로는 부족한것을 서로 눈치로 알아 챘습니다.
근데 문제는 식량문제였습니다..
쌀은 떨어지고 먹을것은 없고 ..
이제 가야하는거 아닌가.................
전 냄비하나들고 앵벌이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아버지 몰래
화장실 (뒷 우거진 숲)에 다녀 온다하고 산길을 헤메기 시작했습니다..
20분 정도 걸으니 몇채의 가옥이 보입니다..
일을 보고 계시던 아주머니 저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전 사실대로 말씀드렸지요.. 낚시 왔는데 먹을것이 떨어져서 이렇게 왔노라고..
그 아주머니 바가지로 반바가지를 퍼줍니다..
앞으로도 2일간은 충분합니다.. 쌀도 주시고 물도 거기다가 김치까지 주셨습니다..
낚시터로 가는길이 왜이렇게 발걸음이 가벼운지.. 흥분돼서 10분도 걸리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근데 낚시하시던 아버지는 보이지 않고 빈 낚시대만 둥지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텐트안에 쌀이며, 김치며, 물을 넣어 놓고 제 자리에 앉아서 찌를 응시하고 있으니
아버지 씩씩대며 저에게 뭐라 합니다..
이넘이 화장실 간다면서 어딜갔다 왔냐면서..
20분 넘게 절 찾다가 오신길이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저희는 4일간의 낚시를 마치고 부귀환양하였습니다..
물론 대나무로 만든 꾸덕 2개에 약간의 풀을 깐다음 붕어를 넣고 다시 풀을 덥고
돌아 왔지요..
그때 그리 커보였던 꾸덕이 지금은 작아 보입니다..
그날 아버지와 전 붕어 손질하느라 한시간은 보낸듯 합니다..
아버지는 붕어 비늘을 벗기고 내장을 꺼내면 전 부레를 터트리는 재미로
옆에 앉아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큰넘은 별도로 골라 세수대야에 넣고 나머지는 큰 냄비에
넣었지요..
그날 저희는 붕어찜을 원없이 먹었고 지금도 그안에 들어 있더 감자대와 감자, 무우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 붕어찜은 3일 후에야 설거지에 들어갔지요..
참고로 붕어찜은 마지막 냄비 바닥에 약간은 꺼멓게 누른 진액이 최고지요..
지금은 옛날 추억이 되어버렸네요..
이제는 제가 그 옛날 아버지의 모습으로 세월은 흘렀습니다
아들넘은 낚시가 좋은지 제가 낚시갈때마다 조르곤합니다..
이제 아들넘 가끔 데리고 낚시 다녀볼까 합니다..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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