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IS. 2010. 1. 6. 10:47

새해를 위한 서곡 

(윤향기)

 

비발디의 사계를 건너

사르락 사르락

계절의 발자욱 소리가

가슴의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구겨넘긴 달력 저편으로

아름답던 추억도, 시리고 아팠던 순간들도

위대한 시간을 지나

차분한 걸음걸이로 멀어져 갑니다.




먼길에서 해시계의 그림자를 밟고 돌아와

책상의 먼지를 닦고 있을

그대여

희망과 상서로운 기운이 서린 을해년

새해의 식탁 위엔

녹차빛 아침이 따뜻합니다.




건네는 말마디마다

구수한 인정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스스로 타인이길 거부하는

기묘한 아름다움인

그대여

우리들의 꿈은 늙지도 않은 채

건조한 영혼의 냄새 위로

바이얼린의 첫 소절은

이미 뽑아올렸습니다.